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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추락 참사]방송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성우 정경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대한항공기 추락사고로 남편.두 아들과 함께 숨진 성우 정경애 (鄭敬愛.40) 씨가 9일 한국방송대상 여자성우상 수상자로 선정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7년 동아방송에서 방송생활을 시작한 鄭씨는 20여년간 7백여편의 프로그램에 출연해온 중견성우. 鄭씨는 차분하면서도 맑은 음색을 지녀 만화영화 '요술공주 새리' 의 새리역에서부터 KBS '일요스페셜' '녹색보고' , MBC '인간시대' 의 내레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 연기로 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鄭씨를 수상후보로 추천한 KBS의 방송 관계자들은 "7월초 방송인 최고의 영예인 방송대상 후보가 됐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정작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상을 받지 못하게 되다니…" 라며 가슴아파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83년의 대한항공기 폭발사고때 추모방송을 7시간동안 진행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鄭씨가 대한항공기 사고로 숨지게 될 줄은 몰랐다" 며 기이한 인연을 원망했다.

鄭씨의 동갑내기 남편 장세준 (張世晙.40) 씨도 영화배우 청룽 (成龍).제임스 딘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기성우로 최근엔 SBS '슈퍼맨' 의 슈퍼맨역을 맡아왔다.

이들 부부는 모처럼 괌 여행을 떠났다가 아들 성민 (聖民.10).재민 (載民.4) 군과 함께 일가족이 모두 참변을 당했다.

한편 鄭씨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목소리는 광복절인 15일 오전10시 KBS - 2TV 특집 '미야다마을 사은비 (私恩碑) 의 진실' 을 통해 방송되며 鄭씨의 목소리로 녹음한 '신사임당의 정신' 에 대한 공익광고가 9월부터 지상파 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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